뱀파이어 서바이벌, 언더테일 같은 다크 판타지 2D 도트 게임을 좋아한다.
화면을 가득 메운 몬스터 떼, 음울한 고딕 배경, 픽셀 하나하나가 살아있는 그 감성이 좋다.
그 세계의 주인공이 나라면 어떨까.
한 번쯤 그런 상상을 해본 적이 있다.
지난 5월 28일, 카카오 판교아지트에서 열린 <나만의 ‘카나나 템플릿’ 프롬프트 만들기 워크숍>에서 그 상상을 직접 프롬프트로 만들어봤다.

카나나 템플릿이 뭔가
카나나 템플릿은 사진 한 장을 짧은 영상으로 바꿔주는 카카오의 AI 도구다.
“나와 닮은 동물은?”, “다같이 댄스!” 같은 템플릿을 고르면 5초짜리 영상이 뚝딱 나온다.
이번 워크숍은 그 템플릿 뒤에 있는 프롬프트를 직접 만들어보는 자리였다.
순서는 이랬다.
먼저 카나나 템플릿 서비스 소개와 기획·개발 비하인드를 들었다.
이 템플릿이 어떤 고민에서 출발했는지와
어떤 프롬프트 구조로 영상의 일관성을 잡는지를 만든 사람들에게 직접 들을 수 있었다.
그다음 각자 자기만의 프롬프트를 짜보고, 저녁을 먹으며 서로의 결과물을 나눴다.
내 취향을 그대로 프롬프트에
나는 좋아하는 조합을 그대로 프롬프트에 담았다.
언더테일 특유의 음울한 고딕 감성에, 뱀서식 전투 구성을 더한 2D 픽셀 도트.
내 사진을 넣었더니, 던전을 누비는 픽셀 게임 캐릭터가 됐다.
스킬 이펙트가 사방으로 터지고 레벨까지 붙었다.
해골과 사신이 주위를 둘러싸고, 발밑에는 마법진이 맥동했다.
혼자만 가능한 게 아니다.
친구 여러 명을 한 화면에 모아 전투 장면처럼 배치할 수도 있고,
반려동물도 주인공이 될 수 있게 프롬프트를 짰다.
영상 생성에 쓰일 걸 염두에 두고, 모든 장면에서 캐릭터 비율과 스타일이 흔들리지 않도록
조건을 박아넣은 게 포인트였다.
여기에 카나나 템플릿을 적용하니 그 한 장이 5초짜리 영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카카오톡 안에서, GPT로 창작하는 흐름
가장 신기했던 건 대단한 도구를 새로 깔 필요가 없었다는 점이다.
늘 쓰던 카카오톡 안에서 모든 게 끝났다.
흐름은 이렇다.
- 카카오톡을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한다.
- 채팅방에서 GPT 서비스를 켠다.
- 프롬프트를 입력해 원하는 이미지를 생성한다.
- 생성된 이미지에서 ‘영상으로 만들기’를 누른다.
- 마음에 드는 카나나 템플릿을 골라 5초 영상으로 완성한다.
앱 하나, 채팅방 하나로 끝난다.
이미지 생성과 영상 변환 사이에 파일을 내보내고 다시 올리는 과정이 없다.
창작이 이렇게 가볍게 시작될 수 있다는 게 재밌고 신기했다.


혼자가 아니라 같이 만드는 프롬프트
워크숍에서 가장 재미있었던 순간은 서로의 프롬프트를 공유하는 시간이었다.
같은 도구를 두고도 사람마다 전혀 다른 결과물이 나왔다.
누구는 반려동물을 주인공으로 세웠고, 누구는 가족사진을 통째로 넣어 단체 영상을 만들었다.
같은 “영상으로 만들기” 버튼을 눌렀는데, 프롬프트 하나 차이로 완전히 다른 세계가 나온다는 게 신기했다.
이번 워크숍의 화두는 “세상에서 가장 하찮은 프롬프트”였다.
못 그릴수록, 어딘가 엇나갈수록 매력 있는 낙서풍 프롬프트 이야기였다.
정답이 없다는 게 핵심이었다.
남들 눈엔 좀 하찮아 보여도, 나만의 위트가 담겼다면 그게 정답이니까.
(앰배서더 첫 밋업 후기는 KANANA 429에 따로 적어뒀다.)

프롬프트가 곧 제품이 되는 순간
개발자 입장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따로 있었다.
이날 워크숍에서 나온 재밌는 프롬프트는 앰배서더의 이름으로 정식 템플릿으로 릴리스될 기회를 얻는다는 점이었다.
프롬프트 한 덩어리가 곧 하나의 제품 기능이 되는 셈이다.
코드를 짜거나 모델을 학습시키지 않아도, 위트 있는 문장 하나로 서비스에 기여할 수 있다.
AI 기능이 카카오톡이라는 익숙한 자리 안으로 들어오면서, 창작의 진입장벽이 이렇게까지 낮아질 수 있구나 싶었다.
잘 만든 도구는 사용자를 구경꾼이 아니라 만드는 사람으로 바꾼다.
이번 워크숍이 딱 그런 경험이었다.

직접 써본 프롬프트
내가 만든 뱀서 기반 프롬프트는 이렇다.
좋아하는 사진으로 한번 따라 만들어봐도 좋겠다.
2D 픽셀 도트 기반의 다크 판타지 게임 화면을 생성한다. Undertale 특유의 음울한 고딕 감성에 Vampire Survivors식 전투 구성(작은 몬스터 무리가 주인공을 둘러싼 탑다운 아레나, hp/mp, 생명력과 마법아이템)을 결합한다. 기준 캐릭터 이미지가 없으면 생성하지 말고 먼저 업로드를 요청한다. 업로드된 이미지를 기준으로 얼굴, 헤어, 복장, 색감, 실루엣을 그대로 유지하며 픽셀 스타일로 재현한다. 인물이 1명이면 화면 정중앙에 단독 배치하고, 여러 명이면 가운데로 모아 전투 장면처럼 생동감 있게 배치한다. 주인공은 화면의 20~30%를 차지하도록 크고 또렷하게 둔다. 선명한 하드엣지 픽셀, 제한된 16비트 색감, 고딕풍 폐허 배경, 안개와 붉은 조명, 몬스터와 마법 파티클 효과를 표현한다. 카메라는 너무 멀지 않은 탑다운 또는 살짝 기울어진 아이소메트릭 시점을 유지해 캐릭터가 잘 보이게 한다. 모든 장면에서 동일한 스타일과 캐릭터 비율을 유지해 AI 영상 생성에 적합한 일관성을 갖춘다. 현실적 질감, 3D 렌더링, 흐림 효과는 제외한다.
여러분이라면 어떤 게임 속 주인공이 되고 싶은가.
프롬프트를 뜯어보면: 고정이 전부다
위 프롬프트는 한 번에 나온 게 아니다.
처음 버전은 훨씬 짧고 느슨했다.
그때 배운 걸 하나만 남긴다면 이거다.
조건을 고정하지 않으면, 모델이 빈칸을 임의로 채운다.
기준 캐릭터를 박아두지 않았더니 모델이 임의의 인물을 만들어냈다.
(아쉽게도 그때의 실패작 캡처는 남겨두지 못했다.)
추상적으로만 주문하면 안 되고, 구체적인 것도 어느 정도는 직접 줘야 한다는 걸 그때 느꼈다.
그래서 최종 버전에는 “고정”이 곳곳에 박혀 있다.
“기준 캐릭터 이미지가 없으면 생성하지 말고 업로드를 요청한다” — 임의 인물 생성을 원천 차단하는 줄이다.
“모든 장면에서 동일한 스타일과 캐릭터 비율을 유지한다” — 영상 변환을 염두에 둔 조건이다. 프레임마다 그림체가 흔들리면 영상이 되지 않는다.
“현실적 질감, 3D 렌더링, 흐림 효과는 제외한다” — 원하는 것만큼, 원하지 않는 것도 명시해야 한다.
요령은 결국 하나였다.
머릿속 이미지를 최대한 그대로 전달할 것.
“다크 판타지 느낌” 같은 추상어에서 멈추지 않고 — 참조(언더테일·뱀서), 구도(탑다운 아레나), 비율(화면의 20~30%), 제외 조건까지.
예시를 이것저것 붙여가며, 모델이 추측할 여지를 줄이는 방향으로 다듬었다.
형식은 제각각, 구체성이 갈랐다
다른 사람들의 프롬프트를 보면서 확인한 것도 같은 결론이었다.
형식은 정말 제각각이었다.
마크다운으로 구조를 잡은 사람, 영어로 쓴 사람, 나처럼 줄글인 사람, 불릿으로 조건을 나열한 사람.
그런데 결과물의 퀄리티를 가른 건 형식이 아니었다.
얼마나 구체적으로 적었느냐였다.
한두 문장짜리 프롬프트와, 뽑아내고 싶은 걸 끝까지 설명한 프롬프트는 결과물의 급이 달랐다.
두괄식이든 줄글이든 상관없었다.
이건 업무에서 시스템 프롬프트를 쓸 때도 똑같이 겪는 일이다 — 출력을 원하는 형태로 받으려면 결국 원하는 걸 끝까지 서술해야 한다. 그 이야기는 수백 건의 뉴스를 LLM 코멘터리 한 편으로에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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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Plutojoshua
핀테크에서 LLM과 AI 에이전트를 실제 서비스에 적용하는 개발자다. 카카오 AI 앰배서더로 Kanana 모델을 앱에 직접 연동해 검증하고, 비전공자로 시작해 실제 코드와 측정값을 근거로 “왜 그렇게 설계했는지”를 1인칭으로 기록한다. 운영자 소개는 About, 코드는 GitHub에서 볼 수 있다.
“카카오톡에서 내가 뱀파이어 서바이벌 주인공이 됐다 – 카나나 템플릿 프롬프트 워크숍 후기”에 대한 1개의 생각